[펌] 오늘 대추리에서 함께 하셨던 현직 교감님의 글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학교에서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오늘 저희 학교 선생님들 몇분과 함께 참여하고 왔습니다.
엄청나게 모인 군중들과 미군반대 머리띠를 두른 마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평생 고향에 대한 맺힌 한을 안고 살아오시던 분들이 도데체 무슨 죄를 지었다고 또다시 삶의 터전을 강제로 빼앗겨야 한단 말인가?...
50년 전 대추리에서 조상대대로 살아오던 삶의 터전을 강제로 강탈 당하고 현재의 자리로 쫒겨나 평생 눈물을 삼키며 어렵게 일구어 온 삶의 보금자리를 또 빼앗겨야 한다니...
저는 어르신들의 눈빛에 서린 분노와 슬픔, 이나라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배신감과 원망 등이 뒤엉켜 있는 듯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국에서 모인 살아 있는 수많은 양심들을 보면서 너무나 큰 위안과 힘을 얻는 것 같았습니다.
행진이 어어지고 미군부대 철조망에 평화를 상징하는 노란리본을 달기위해 접근하자 저지하기위해 전국에서 모인 경찰들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어지는 공방 속에서 여기저기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비규환이었습니다.
논바닥,도랑둑, 도랑 속, 농로길, 밭 등 어느 한 곳이라도 전쟁터가 아닌 곳이 없었습니다.
피투성이가 된 시민들이 여기저기 업혀 나가고, 경찰들 역시 여기저기 다치는 상황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왜 이래야 하는가? 누구를 위해서 이래야 하는가?
도대체 대한민국은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우리가 왜 세금을 내는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 아닌가?
정말 너무나도 서글퍼서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피투성이가 되어 나오는 학생들과 시민들을 보면서, 함께 구호를 외치면서 죽어라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래 여러분들이 있어서 이 나라는 희망이 있다."라고 생각하며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고 고귀한 모습이라 느껴졌습니다.'
정말 눈물나도록 고마운 사람들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공봉을 휘두르고 방패를 찍어대는 경찰의 모습을 보면서 또다시 눈물이 흘렀습니다.
저들도 이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젊은이들인데 왜 같은 세대 같은 민족끼리 무슨 전생에 원수가 졌다고 서로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운단 말인가?
저 경찰들이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이런 자리가 아니라면 서로 막걸리라도 주고받으며 함께 웃고 즐기는 사이들일텐데...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저들의 심정은 오죽할 것인가?
곳곳이 전쟁터 그 자체였습니다.
돌아 나오는데 경찰지휘차에서 계속이어지는 지휘자의 방송을 들으면서 입에서 온갖 욕설을 뱉아내고 싶었습니다.
지휘자는
"야 1중대장 앞에 다 작살내버려야지 뭐하는 거야? 그래 3중대 니들은 1중대 도와주고, 그래 잘한다. 그렇게 작살내야지. 야 1중대장 손들어봐, 조져버려야지 뭐하는 거야? 야 1중대장 뭐하는 거야? 야 공격앞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지휘자의 이야기는 고성능 엠프의 위력 덕분에 먼곳까지도 바람을 타고 생생하게 듣겼다.
왜 우리나라가 미국을 위한 전쟁터가 되어야 하는가?
도대체 우리 국민들 중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집회 참가자들을 욕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들이 이런 현장을 한번이라도 직접 와보고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분노하고 피가터지도록 싸우는지 들어 본다면 과연 이 양심들을 욕할 수 있을까?
조중동에 수구집단들에 세뇌되어 세뇌된 사실도 모르고 도와줘도 시원찮을 사람들에게 돌팔매질을 하며 욕하는 사람들이 제발 그냥 구경삼아 와 봐도 좋으니 이런 곳에 한번이라도 와 봤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다친 모든 분들(경찰도 포함해서)이 빨리 쾌차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이제 50년 이상 섬겨온 미국이라는 미신을 버릴 때도 되었는데 왜 벗어던지지 못할까?
21세기 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미국이라는 미신을 버젓이 섬기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두서없이 썼습니다.
제발 이나라 대한민국이 제나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지 남의 나라 이익을 위해 제나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는 간도 쓸개도 없는 짓거리는 그만두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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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