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혈액 맑아지고 바르면 피부 좋아지네
두꺼운 종이상자에 아무렇게나 담겨진 채 `감자팔아주기운동'에나 참가하는 감자도 남부럽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18세기 북유럽 사람들은 신대륙인 미국으로부터 감자가 전래되면서 건강상태가 갑자기 좋아졌기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 감자는 신이 내린 신비의 묘약처럼 여겨졌다.
더욱이 독일의 저명한 시인이자 극작가였던 괴테는 볼품없고 투박한 감자를 신의 혜택으로 칭송하기도 했다. 넘쳐나는 먹거리의 풍요속에 `농어촌 살리기' 단골메뉴로 자리 잡던 감자도 가을연가의 욘사마 못지않게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역전의 용사'인 셈인 감자의 효능이 상당히 뛰어나며 가격도 저렴하여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웰빙시대 건강식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감자는 혈액을 맑게 하고 기운을 나게 하며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하는 것 외에도, 판토텐산과 알기닌 등이 풍부하여 위점막을 강화하는 작용과 아트로핀에 의한 진정작용이 있기 때문에 위의 기능이 약하거나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복용하면 좋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예로부터 감자를 `땅속의 사과'라고 할 만큼 귀하게 여겼으며, 최근 영국의 과학자들은 혈압강하와 수면병(睡眠病)에 유용한 `쿠코아민'이라는 새로운 성분을 발견하였다고 발표했다.
이밖에도 감자의 사포닌 성분은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고 콜레스테롤을 녹여 피를 맑게 해 주기 때문에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 칼륨 함유량이 높아 고혈압의 원인인 나트륨을 배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짠 음식으로 인한 고혈압을 예방하고 이뇨(利尿)를 좋게 하여 부기를 빼는 효과도 있다.
감자는 수분이 적은 밭감자가 좋고 눈자국이 패인 것이 상품이며, 저온에 약하므로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보관해야 한다. 감자의 씨눈은 햇볕에 쬐면 녹색으로 변하여 식중독을 유발하는 `솔라닌'이라는 독성물질이 만들어지는데, 녹색으로 변한 부분을 도려내거나 제거하면 안전하다. 감자는 피부미용에도 좋은데, 미백효과를 위해서는 강판에 간 감자를 밀가루나 전지분유와 1대1 비율로 섞고 레몬즙을 2~3방울을 떨어뜨려 팩을 하면 좋다.
건조해서 거칠어진 피부에는 해초가루와 감자즙을 1대1 비율로 섞어 팩을 하면 효과가 있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감자즙을 마실때는, 전날 밤 껍질을 깎아 물속에 담가두었다가 전분을 없애고 마가루 200g과 사과 1개를 적당히 믹서에 갈아 마시면 좋다.
얼마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난 강원감자의 종이박스 한 상자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했다. 저렴한 가격에 내심 기분은 좋았지만 지금 생각하니 한햇동안 자식처럼 돌보며 정성스럽게 가꾼 것을 거저 얻은 느낌에 새삼 미안해진다. 할 수 있다면 감자가격을 좋게 하여 농민들을 웃게 만들고 싶다.
아침마다 몸에 좋은 감자주스로 건강도 지키고 농민들의 주름살도 활짝 펴지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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