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투 본부장을 사퇴하며
먼저 한달여간 진성도급화 철회 투쟁을 힘차게 전개하신 공투본 동지들에게 감사함과 더불어 동지적 애정을 전합니다.
날마다 아침식사도 거른채 새벽 일찍 출근 선전투쟁을 전개하고 중식 선전전을 진행하며 우리는 누구하나 힘든 내색이 없었습니다.단지 "진성도급 철회"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쳤으며 "비정규직 철폐 연대가"를 힘차게 불렀습니다.
일과 후에는 매일마다 평상시 일상을 뒤로 한채 노동의 피로를 가슴에 안으며 향후 투쟁 계획을 수립하기 위하여 공투본 운영위원회 회의를 밤 늦게까지 진행하고 익일 배포할 홍보물을 만들었습니다.
다수의 현장 조직이 결합된 공투본이라 주장과 의견 차이가 심할수 밖에 없었던 조건이였습니다.그러나 운영위 동지들은 다소의 의견차이는 있으나 노동조합의 사활이 걸린 중차대한 투쟁이므로 끝까지 함께 가자고 회의 때마다 서로 격려도 하고 결의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갈수록 볼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 이유(?)로 투쟁의 이탈화가 하나둘씩 발생하면서 공투본의 조직대오가 흔들리기 시작하였고 공투본의 원천인 결속력이 떨어졌습니다.
결론적으로 투쟁의 준비정도가 전혀 없었고 즉자적인 투쟁 연합체 성격의 공투본으로서의 한계와 오류가 예견될 수 밖에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존경하는 공투본 동지들, 그리고 공투본을 지지하고 성원해 주신 조합원동지 여러분!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투쟁의 성과와 한계는 분명하게 있지만 결과적으로 동지여러분들의 뜻을 관철시키지 못하였습니다. 공투본 동지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그들은 오직 진성도급 철회와 민주노조의 올곧은 기풍을 세우고자 투쟁한 것 밖에 없습니다.
모든 잘못은 저의 능력과 부덕의 소치입니다.
따라서,이번 투쟁을 책임진 본부장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오늘 이시간 부로 공투본부장을 사퇴하겠습니다.
공투본부장은 사퇴하되,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이번 투쟁과정속에서 상하이 자본과 사측의 노동탄압과 일련의 개입 흔적들을 보면서 신노사정책의 본질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노동조합 현장조직의 재편이 시급하고 절실함을 뼈저리게 절감하는 계기였습니다.
동지여러분!
배는 바다로 가야 합니다.산으로 갈수는 없습니다.
노동조합도 정도로 가야 되고 회사도 정도로 가야 합니다.
5.3진성도급 노사합의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그 잘못된 합의로 인한 노동자들의 스트레스와 피로는 누가 책임질 것입니까?
사측은 항상 노사화합 운운하는데 이게 노사화합하자는 겁니까?
사측은 이번 사태를 야기시킨 것에 대하여 반드시 책임을 져야합니다.
정도로 갑시다!
정의와 양심이 살아 숨쉬는 세상! 한번 만들어 봅시다!
다시한번 공투본 동지들과 조합원 동지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동지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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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공투 본부장을 사퇴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