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를 선언하며
전국의 동지들에게 ‘금속운동의 새 흐름을 만드는 선거 제안자모임’은
이번 4기 금속연맹선거에 불출마하게 되었음을 공개 선언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계파의 줄세우기, 권력독점과 담합으로 인하여 연맹이
대중조직으로서 공적체계가 무력화되고, 산별조직형태에 집착한 결과
당면 과제들을 방치함으로서 연맹이 최악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는
위기의식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어떤 조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다만 현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함께하는 동지들이 공개제안을 통해 “계파를
뛰어넘어, 연맹을 조합원에게” 라는 정신으로 새흐름을 만들어 보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자신들의 한계와 아직도 높은 장벽들에 가로 막혀
결국은 후보를 내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전국의 간부와 활동가 동지여러분, 그리고 조합원 여러분!
우리는 불과 한달도 되지 않은 기간동안 활동을 통해 현재 운동의 모습을
더욱 적나라하게 체험하였습니다.
첫째로 우리의 제안에 ‘동의하지만 그러나 낡은 관계를 넘지 못하는’
많은 동지들을 보았습니다. 현재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판을
바꾸자는 제안에 대하여 전국의 수많은 동지들이 동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동지들 중 상당수는 낡은 조직관계들에
얽매여 공개적으로 나서는 것을 주저하였습니다.
둘째로 ‘토론은 없고 헐뜯기만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공개 제안이
나간 후, 전국의 동지들을 만나면서 상상할 수 없는 헐뜯기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새흐름모임도 00계파의
조직이다” “000는 완전히 맛 간 놈이다” 는 등 전혀 사실과 다른
주장들이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공개적인 제안을 통해
연맹의 위기원인을 진단하고 방향을 제기하지만 그 내용에 대하여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타도어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마타도어들은
대부분의 경우 이미 조직을 가진 몇 계파들이 유포하고 다니는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경악을 넘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희망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셋째로 ‘운동은 없고 권력과 줄세우기만 있다’는 것입니다. 연맹의
권력을 독점하여 왔던 세력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반성을 촉구하는
사람들을 향해 가공된 정보들을 유포하고, 또한 원칙을 누구보다도
앞장서 주장하던 사람들이 권력담합을 위해 어제의 자기주장과 전혀 다른
얘기를 하는 현실임을 또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선거를 위해 사실과 전혀
다른 얘기로 현장의 간부들을 줄세우기를 하고 있는 한 노동자 계급의
미래는 암울 할 것입니다.
금속연맹의 동지 여러분 !
공적체계를 통한 열린 논의광장이 없으면 가공되고 왜곡된 정보들만이
계속 판을 칠 것입니다. 솔직한 자기반성 없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혈안이 된 권력지향적인 태도를 버리지 않는 한 희망은 없습니다.
저희는 사실과 다른 마타도어들, 권력을 위한 계파의 줄세우기, 운동은
사라지고 권력게임의 도구에 불과한 낡은 계파의 관계를 넘어서자고
했지만 역량의 한계를 실감하였습니다.
연맹을 둘러싼 일그러진 우리 자신들의 수많은 문제들을 없애지 않는 한
전진은 불가능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후보를 세우자고 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모래위에 성을 쌓을 수는 없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동의하는 전국의 수많은 동지들이 아직 낡은
관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지만 진실보다는 거짓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실을 넘어서기 위한 길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국의 간부와
활동가는 물론이고 조합원들을 만나면서 일그러진 우리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모든 방안을 찾기 위하여 노력 할 것입니다. 전국의 금속동지들을
다시 만나 토론하면서 무엇이 올바른 방안인지를 찾고자 노력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안고 선거불출마 공개선언을 마치고자 합니다.
지금 국회에서는 비정규직 동지들이 농성투쟁을 하고 있지만 연맹의
공조직의 핵심간부들이 후보등록을 앞두고 선거구도를 둘러싼 논의에
정신없다는 현실에 대해서도 안타까울 뿐입니다.
짧은 기간동안 비록 낡은 관계를 넘어서지 못하더라도 동의와 지지를
보내주신 전국의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04년 12월 2일
금속운동의 새흐름을 만드는 선거 제안자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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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근
금속연맹 불출마를 선언하며...새흐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