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경쟁력은 자꾸 뒷걸음치는데
쌍용자동차가 중국 란싱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될 전망이다. 국내 경제계는 쌍용차의 인수 주체가 중국 기업이라는 점에 일단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앞으로 란싱그룹이 쌍용차 인수자로 최종 확정되면 국내 자동차시장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순수 국내 업체에 미국·유럽뿐 아니라 중국 업체까지 가세하는 각축장으로 변하게 된다.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경제력의 실상을 하이테크 분야에서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저가품이나 농산물에만 강점이 있는 것으로 치부됐다. 반면 첨단산업에서는 한국보다 기술력이 뒤져 아예 경쟁 상대로도 여기지 않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아주 달라졌다. 두어달 전에는 미국·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유인우주선을 발사하지 않았던가.
그제 산업정책연구원과 국제경쟁력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쟁력 순위가 계속 떨어지면서 올해 세계 68개국 중 25위를 차지한 데 비해, 중국은 지난해보다 5계단이나 오른 3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부상하는 중국’에 비견돼 자칫 ‘추락하는 한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상황이다.
국토·인구 등 천연적 조건이 월등히 앞선 중국을 상대로 원가절감이나 가격 낮추기 따위로 단순하게 경쟁하려 든다면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 첨단산업과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특화전략으로 활로를 뚫어야 한다. 지금은 중국을 다시 보고 거기에 맞는 새 전략을 짜야 할 때다. 물론 소모적인 정쟁의 극복, 사회갈등을 원만하게 조정하기 위한 리더십의 확보도 경제를 살리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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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근
(펌 경향신문 사설) 국가 경쟁력은 뒷걸음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