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에 드리는 긴급 호소문>
평택 상황이 너무 급박하고, 너무 위험합니다!
민주노동당 당원들과 비대위원, 그리고 의원님들께 호소합니다. 저희는 지난 10월 29일부터 평택역 광장에서 천막 농성을 하고 있는 공동농성단장들입니다. 저희가 이렇게 호소문을 띄우는 까닭은 평택 상황이 너무 급박하고, 극도로 위험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1. 모든 법적 절차가 12월 31일로 끝날 예정입니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11월 23일 평택 농민들의 땅을 강제 수용할 수 있도록, 이른바 “수용 재결”을 하겠답니다. 그날부터 50일 이내에 “공탁”을 걸 수 있게 돼 있는데, 정부는 올 12월 31일 안에 모든 행정 절차를 마무리 짓겠답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지금 남아 있는 농민 모두가 내년 음력설을 전후해 강제로 쫓겨날 것입니다.
2. 농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예측할 수 없는 극도의 저항뿐입니다.
농민들은 “한 발짝도 못 물러난다!”며 버티다가 정부의 용역깡패들에 의해 폭력적으로 끌려날 수밖에 없나요? 지난 몇 년 동안 계속돼 온 정부의 온갖 협박과 회유를 이겨 온 농민들이 미군기지 담장을 넘을지, 농기구를 동원해 폭동으로 번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서 죽으나, 쫓겨나 죽으나, 매한가지”라며,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나가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3. 정부는 몇 사람 연행, 구속한 뒤 밀어붙이겠지요.
정부는 폭력 경찰과 용역깡패들을 시켜, 극렬 저항 주민 일부를 강제 연행, 구속시키겠지요. 그리고, 나머지 주민과 가재도구도 강제로 끌어낸 뒤 불도저로 집과 건물을 모두 때려 부수고, 마침내 미군 기지를 만들겠지요. 길어야 앞으로 두 달 안에 벌어질 일들입니다.
4. 주한미군은 평택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전쟁을 일으킬 것입니다.
한미 두 나라가 확장하는 평택 미군기지는 한반도와 동북아 전쟁의 전초기지입니다. 미국은 지금 미군 재배치만이 아니라, 최첨단 전력 증강, 육군 감축 뒤 해, 공군 중심 재편, 한반도와 동북아 전쟁 등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평택에서 일으키려는 전쟁에서 우리 민족은 멸절당할 수도 있습니다. 돈 많은 자본가들이야 외국으로 도망가, 여전히 떵떵거리며 잘 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 노동자, 농민, 여성, 비정규직, 해고자, 장애인들은요?
5. 농민들이 기댈 곳은 민주노동당뿐입니다.
저희는 민주노동당의 현재 어려움을 잘 알고 있지만, 기댈 곳이 민주노동당밖에 없습니다. 평택 투쟁에 힘을 실어주십시오. 대추리와 평택역도 방문해 주시고, 당과 국회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도 주시고, 12.11 제2차 평화대행진에도 최대한 참여해 주시고, 독자 집회도 좀 해 주시고, 언론도 좀 움직여 주시고, 제발 좀 어떻게든 해 주셔요.
2005년 11월 17일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평택역천막농성단 공동농성단장 문정현(신부/평화바람 단장/김용한(민주노동당 평택시위원회 위원장/평택대책위 상임대표)/김지태(대추리 이장/팽성대책위 위원장) 함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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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
(폄) 긴급호소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