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동자들이 무능한 경영진의 일방적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에 맞서 파업을 결의하고 평택공장에 모여 총파업을 시작한 지 5월22일로 만 2년을 맞았다.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가 남긴 수많은 아픔과 상처들,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또다시 벌어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하지만 쌍용차 사측은 여전히 사태 해결을 외면하고 있다.
최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최근 회사가 동요하고 있음을 포착했다. 지부는 “사측은 ‘무급자 처우개선’이라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쌍용차 노동자들 잇단 죽음과 자살문제가 갖고 있는 사회적 파장과 엄중함을 고려할 때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고 개탄했다.
회사가 현재 골몰하고 있는 ‘무급자 처우개선’에 대한 입장과 내용은 확인할 길이 없다. 쌍용차지부는 “현재 광범위하게 조성되고 연결되는 쌍용차 노동자들과 아이들에 대한 지지와 도움의 손길을 차갑게 방해하려는 기막힌 수작에 불과해 보인다”고 질타했다. 2.7% 시장점유율이 무너지고 애초 예상했던 신차 효과가 현저히 주저앉는 그래프를 보면서 기껏 고민하는 것이 이런 꼼수인데 대해 쌍용차지부는 분노를 표했다.
무급자였던 고 임무창 조합원에 대한 퇴직금조차 아직도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에 의하면 요즘 회사는 유족에게 밤낮으로 전화해 “받으라”고 졸라대고 있다. 사측이 무급자에 대한 어떤 의견이나 입장을 내놓는다면 그것은 근본적이어야 하며, 유급화 조치는 물론 그동안 심리적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당한 것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쌍용차지부의 요구다. 그것만이 이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지부는 “사측이 무급자 내부를 가르고, 해고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 문제는 논외거리라며 선을 그으려는 불순한 속내가 빤히 보인다”면서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가는 상황에서 ‘무급자 처우개선’이라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사측의 행태를 비난했다.
쌍용차 사측은 무급자, 해고자, 비정규직 노동자들 복직을 거부하는 명분으로 생산물량을 꼽는다. 동시에 저들은 둘러대는 핑계거리는 공장 안 사람들의 정서다. 해고자와 무급자 등 밖에서 투쟁하는 쌍용차 조합원들을 통해 전해들은 공장 안 상황은 살벌하다. 현장에서 일하며 오가는 과정에서 주변 동료와 말 한마디 섞기도 어려울 지경이라는 것이다.
지부는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숨이 턱턱 막히는 감시체계 속으로 몰아넣어 옴짝달싹도 못하게 만들어놓고 현장 정서 운운하느냐?”고 되묻고 “끊임없이 해고의 공포를 심어주고 해고자들에 대한 입에 담기 어려운 험담과 악담을 2년 가까이 방송하듯 해 제끼는데 ‘현장 안 정서’가 바뀌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쌍용차 사측은 순진하게 일만 하는 공장 안 노동자들의 인권과 인간 본성을 끊임없이 추락시키고 있다. 공장 안 노동자들은 일만 했을 뿐인데 일반 시민들 시선은 ‘인정머리 없는 인간들’, ‘저만 살겠다고 해고자와 무급자, 비정규직을 철저히 깔아뭉갠 인간 말종’으로 취급받고 있다고 지부는 토로했다. 쌍용차지부는 이 이미지는 바로 회사가 만들고 기획해 노동자들에게 덧씌운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총파업 2주년, 사측의 살인적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하던 노동자들은 공장 밖으로 내쫓긴 후 이미 열 다섯 명이나 되는 동료와 그 가족들의 관을 옮겼다. 노동자들 죽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는데도 쌍용차 사측은 여전히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
“해고는 살인이다, 함께 살자!”고 외치며 정당한 투쟁을 벌이다 자본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고, 권력의 폭력과 횡포에 끌려나온 사람들. 탐욕스런 자본과 이명박 정권은 살고자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죽음의 문턱으로 떠다밀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조금씩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편에 서기 시작했다. 노동자 승리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
홍미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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