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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8 11:50: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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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최종 빅딜 내년으로 넘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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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총파업 거쳐 총궐기에 모이는 동력이 관건
[한미FTA 4차협상 결산]한미FTA, 최종 '빅딜' 내년으로 넘겨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한미FTA 4차협상이 모두 종료됐다. 이번 협상은 양측 모두 '다음협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면서도 협상 내용에 있어서는 별 진전이 없다는 지적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음 협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표현은 어디서 많이 듣던 말 같기도 하다. 중요한 내용에서 진전이 없기는 매 한가지였던 이전 협상들에서 양측 수석대표가 협상을 마칠 때마다 되풀이해온 말이다.
한미FTA 협상은 어차피 아직까지 시작도 않은 개성공단이나 쌀, 그밖에 무역구제, 자동차 등 중요 쟁점들을 놓고 최종 빅딜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6차 협상이 내년 1월에 열리기로 공식화되는 등 협상 자체가 내년으로 넘어간 마당에 지금부터 굳이 확실한 '진전'을 만들 상황은 아닌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기층의 대중투쟁이 한미FTA에 대한 의견을 표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내년 2,3월께 7차 협상이 열릴 가능성도 높아지는 등 협상 일정이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오는 11월 열릴 범국민 총궐기 대회에 얼마만큼의 힘이 실리는가가 향후 반대여론 상승 여부를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 협상
이번 협상에서 개성공단, 무역구제, 농업, 자동차 등 중요 쟁점이 거의 제자리걸음을 되풀이한 가운데, 김종훈 수석대표는 마지막 브리핑에서 "미측 상품분야 양허안을 받아낸 것이 성과"라고 평했다.
웬디 커틀러 미측 대표도 "4차협상에서만 15억달러에 달하는 규모에서 관세철폐를 앞당겼다"며 미측이 많은 양보를 한 것처럼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미측의 공산품 양보를 받아냈다기 보다는 '최초 양허안의 극심한 불균형'을 이제야 어느정도 보완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한국은 한미FTA 본협상이 시작하기도 전에 외교통상부가 각 부처에 공문을 보내 최대한 개방적인 양허안을 작성하도록 지시하는 등 처음부터 상품 시장을 활짝 열어버렸다.
한미FTA를 체결해달라고 미국에 매달리며 일찌감치 4대 선결조건을 내준 한국은, 양허안 작성단계에서부터 최대한 미국에 많은 것을 내주면서 FTA 협상도 졸속으로 끝내버리려고 했던 것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이번 협상에 대해 정부에서는 '가지치기'라고 하는데 실제 미국이 '가지'라고 생각하고 쳐낼 것들은 우리에게는 다 중요한 부분들일것"이라며 "투자자-국가 제소권이나 위생검역 등 정말 중요한 것들은 이미 내주었고, 우리가 얻어내야 할 반덤핑 등은 씨알도 안먹힌다. 이건 가지치기가 아니라 밑둥을 잘라버리는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양측 대표 모두 공히 강조하는 것처럼 이번 협상이 소위 '가지치기'를 통해 다음번 협상을 위한 토대는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12월 미국서 열릴 5차협상에서는 가지를 치고 남은 중요한 쟁점들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웬디 커틀러 대표는 마지막 날 브리핑에서 "협상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협상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고 있음을 암시했다.
5차에서 중요쟁점들에 대한 협상이 다소나마 이루어진 후, 개성공단, 쌀, 무역구제, 자동차 등 우리가 얻고자 하는 분야들을 남겨놓고 내년에 열릴 6차와 7차협상을 통해 최종 '빅딜'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렇다해도 우리측이 당초 미국이 작성한 양허안 초안에서 많이 벗어나는 새로운 것을 더 얻어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지금까지 미국이 체결한 FTA들에서, 미국은 자국이 제시한 최초 양허안 초안에서 크게 물러선 사례가 별로 없다. 미국이 이번 4차협상에서 상품양허안에서 양보를 많이 했다고 생색을 내고 있지만, 액수나 무역규모로 따지면 별것 아닌 것도 이와 통하는 맥락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에게는 이같은 미국이라는 굳건한 장벽을 뚫을 수 있는 협상전략이라는 것이 사실상 없다. 오히려 한미동맹이라는 안보논리까지 겹쳐서 협상을 통해 무엇을 얻어내기보다는 미국이 'FTA를 체결해주시면 고맙지' 하는 식이다.
일단 협상은 미국의 TPA가 연장되지 않는 한 내년 3월까지 타결될 전망이지만, 올해말 DDA 협상 재개에 따라 TPA가 연장될 가능성, 또 내년 초부터 '대선 국면'을 맞게 될 한국의 정치적 상황이 변수이다.
◇ 투쟁
이번 한미FTA 반대집회에서 단연 눈에 띤 것은 농민들의 활약이었다. 첫날부터 해상 선박시위에 맨몸으로 바다까지 헤엄쳐 협상장 진격투쟁을 벌인 농민들은 경찰의 과잉 진압 사태에도 꺾이지 않고 투쟁을 벌여 '농민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특히 1만에 달하는 제주도내 농민들이 모인 것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제주도의 상황과 맞물려, 한미FTA를 우려하는 농민의 여론을 전달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한미FTA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에서는 지난 4.3 제주도 항쟁 이후 제일 많은 인원이 모인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이번 협상기간도중 한미FTA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이영수 대협국장은 "협상기간 중에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며, "또한 평화시위를 보장하겠다면서 협상장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컨테이너 박스를 몇중으로 쌓아올리고 과도한 폭력 진압을 감행한 경찰의 과잉 대응 역시, 정부의 자신없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여론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번 투쟁과정에서 역시 농민 동력이 주력대오를 형성한 데 대해 "한미FTA의 최대 피해자가 결국 농업과 농민이 될 것이라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라며 "아직 농업 양허안이 초기단계지만 마지막 빅딜에서 모두 내주고 말 것"이라고 말해 농민들이 내년초반 '빅딜'을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농민에 비해 노동계의 참여가 적은 것은 이번 4차협상 투쟁의 아쉬움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11월 중순 민주노총의 총파업 동력이 22일 예정된 한미FTA저지 범국민총궐기 대회로 연결될지가 주목된다. 민주노총 간부진이 지난 22일 전국 비정규직 노동자대회에서 삭발을 하는 등 11월 총파업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하고 있는 모습은 희망적이다.
일부 기업가와 부자들에게만 유리하고 대다수 민중들을 질낮은 공공서비스와 양극화의 벼랑으로 몰고 갈 한미FTA. 협상의 향후 진로에 그 무엇보다 가장 위력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역시 민중들의 대중투쟁이다.
기층의 민중 동력이 11월 15일 민주노총 총파업을 거쳐 22일 총궐기대회로 얼마나 집결하는가가 향후 한미FTA 반대 싸움을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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