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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08 16:2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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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근 |
 노조집행부는 이성을 찾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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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폄) 현대중공업 노조집행부는 이성을 찾으라
울산 현대중공업 고 박일수 열사의 분신사망 사건이 일어난지도 벌써 한달이 다 돼간다.
김영삼 정부에서부터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펼쳐온 소위 신자유주의 세계화,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56%에까지 이르게 됐고, 이 과정에서 비인간적 모멸과 생존의 고통을 겪어 왔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저항이 끊이질 않았다.
고 박일수 열사의 분신은 그런 점에서 친자본적 정책으로 일관했던 정부와 이를 배후로 노동탄압을 일삼은 재벌의 결과적 타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고 박일수 열사의 분신과 관련하여 우리가 주목하고 또한 용서할 수 없는 것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집행부의 행태이다.
분신사망 사건 발생 초기, 현대중공업 노조는 비상대책위원회에 참가했다가 곧바로 탈퇴하면서 사건 해결에 대한 현대중공업 노조의 전권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비상대책위의 의도가 수상하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심지어 유인물을 통해 고인에 대한 비방마저 서슴지 않는 행태를 저질렀다.
게다가 열사 유족의 납치를 기도하고, 조문을 와서 행패를 부리는가 하면, 최근에는 폭력적인 영안실 점거까지 그 행태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열사투쟁의 배후에 민주노동당의 총선 후보가 개입돼 있는 것처럼 선동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상대후보인 재벌후보의 선거운동을 조장하는 것으로써 민주노조라면 할 수 없는 행동이다.
군부독재와 재벌의 폭력통치에 항거, 골리앗 투쟁을 벌임으로써 민주노조 운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빛나는 전통에 현 노조집행부는 부끄럽지도 않은가. 노동열사들이 지금 현대중공업 노조의 모습을 보면 비통함에 눈물을 흘릴 것이다.
또한, 고 박일수 열사 분신사망 투쟁 이후 울산동구지역에서 수만장씩 뿌려지고 있는 괴유인물과 관련하여 경찰은 철저하게 수사를 벌여야 한다.
일례로 유인물을 통해 비상대책위와 민주노총, 그리고 민주노동당을 강력 비난하고 있는 방어진 애향회는 사실상의 유령단체이며, 나아가 이 단체의 대표자는 현대중공업 사측의 고위관리인 김00부장이라 한다.
그렇다면, 누구나 추측할 수 있듯이 이러한 괴유인물 및 유령단체의 움직임과 관련하여 현대중공업 사측과 정몽준 후보는 반드시 해명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울산동구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은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한 배후조사에 즉각 나서야 함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
민주노동당은 그간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철폐, 정규직화 등을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아쉽게도 그러한 노력에 비해 성과는 크지 않았으나 앞으로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연대와 투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중공업 현 노조집행부에 다시 한번 요청한다. 지난날 수많은 노동열사들과 헌신적인 운동가들의 노력으로 오늘날 이만큼이나마 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성과마저 모두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위기를 돌파하는 것은 정규직·비정규직이 하나되는 연대투쟁뿐이다. 그 길에 현대중공업 노조가 앞장서야 하지 않겠는가.
현대중공업 노조 집행부가 지금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기를 거듭 강력히 요청한다.
민주노동당 대변인 김 종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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