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지부 이동우 조합원 배제가 던진 문제 - 비정규직운동과 1사 1노조
<진정한 1사 1노조를 위해 투쟁하자! 진정한 계급적 단결을 위해 투쟁하자!>
[지난 4월 기아차지부 임시대의원대회는 금년 임단투 임금요구안과 특별요구안을 결의했다. 그러나 노동자 전체의 문제로서 주요 요구안인 불법파견 정규직화는 집행부가 그 책임성이 약한 현대기아공투 요구로 하자고 고집하는 바람에 기아지부 요구안에서는 제외됐다. 또한 기아차 비정규직 해고자 4인의 복직 문제에서 이동우 전 기아차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은 2,3차 하청노동자란 이유로 조합원자격이 거부되었다. 특히 이동우 동지에 대한 조합원 불인정은 현재의 기아차 노동조합 지도부의 성격 뿐만 아니라 전체 민주노조의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 상층 노동자 층의 탈노동자 의식상태 그리고 이에 기반한 관료들의 반노동계급적 이탈이 현재의 운동의 상태와 그 하향경향을 규정짓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노동자 계급성이 실종되고 노동자운동 내부에는 경쟁주의와 실리주의, 노사협조주의가 독버섯처럼 자라나 노동자계급을 분열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탈노동계급적 흐름은 진보적 소부르조아적 개량적 노동조건 개선이라는 환상도 전혀 보장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자본과의 대치에서 결코 노동과 자본 사이의 중립조차 보장하지 못한다. 그것은 결국 자본의 논리가 노동운동 내부에 관철되는 상황을 조성하고 노동자들의 투쟁 동력과 그 성과를 파괴하고 노동 스스로를 자본의 손쉬운 먹이감으로 만드는 것으로 귀착시킨다. 그것은 결국 노동의 자본에의 피착취와 피억압 조건을 강화시켜줄 뿐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은 노동자민주주의를 실종시키고 대리주의와 기생적이고 반노동자적 친자본적 배신적 관료주의를 득세시킨다. 현재 일부의 노골적인 배신적 노동관료들은 노동조합 내부에서 운동을 계속 갉아먹고 있다. 노동운동 내부에서 이들의 영향력을 차단하지 못한다면 우리 운동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 이들 내부의 적들이야말로 현재의 운동이 가장 치열하게 투쟁해야 대상들이다. (물론 이러한 현재의 노동조합운동 내부의 문제들은 단지 노동조합만의 문제가 아니며 노동자운동에 들어와 있는 민족주의, 개량주의, 수정주의 등 소부르조아적 기회주의 경향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소부르조아적 기회주의 경향과의 투쟁 역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지만, 여기서는 글의 성격상 노동조합의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2007년 8.31 기아차 구사대 폭력난동과 비정규직 파업파괴
이동우 동지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07년 8월 31일 수백명의 구사대에 의해 파쇼적 폭력에 의해 파괴된 기아 비정규직지회의 점거파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7년 8월 31일 기아차 구사대가 자행한 기아비정규직지회의 파업파괴 당시 기아차 공장 안과 밖의 모습은 한마디로 적대감으로 가득찬 구사대들의 위협과 폭력의 난장판이었다. 당시 파업파괴 상황을 우리는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07년 8월 31일 당일 벌어진 기아비정규직지회 파업파괴사태는 끔찍했다. 수 백명의 구사대들이 회사를 휘젖고 다니며 비정규직들을 폭행하였고, 20여명의 ‘특전사전우회’가 비정규직 투쟁천막과 이 투쟁을 지지했던 ‘금속 노동자의 힘’ 천막을 파괴하고 불을 질렀으며,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 100여명을 둘러싸고 온갖 위협과 무시와 성희롱적인 모욕을 가했다. 그리고 기아 비정규직노조의 투쟁을 연대하려고 갔던 많은 여성을 포함한 200여명의 동지들의 기아 정문 밖 연대집회가 구사대들의 위협과 폭력에 의해 와해되었고 차량이 파괴되었다. 수백명의 구사대들이 우루루 몰려나와 온갖 난동과 폭력으로 연대동지들을 몰아냈다. 이 과정에서 기아 정규직 일부가 구사대에 폭행당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심지어는 금속노조 조끼를 입고 연대집회에 참가했던 동지들조차 여전히 비정규직 노조를 비난하는 등 집회 참가자들에게 정규직노조의 입장을 옹호하기에 바빴으며, 구사대들이 몰려나올 때는 마치 구사대처럼 연대동지들을 몰아붙이기도 했다. 도대체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도 분간이 안가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기아차 사태의 의미와 교훈], 노해전,2007년 9월)
그렇다면 당시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 거기에는 두 대립자, 즉 기아 자본과 기아 비정규직지회가 있었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는 자본의 눈에 나지 않기 위해 비정규직지회를 적대시하고 무력화시켰던 기아지부(19대)가 있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전개된 기아 비정규직지회의 투쟁은 당시 거세게 불어닥친 비정규직 운동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었다. 기아 비지회의 투쟁은 내용적으로도 노동자운동의 원칙에 매우 충실하게 전개된 매우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사례였다. 당시의 전망에서 기아 원하청의 탄압에 맞선 기아 비정규직지회 투쟁의 치열함과 성공은 전체 비정규직들의 투쟁 전망을 밝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당수의 정규직들이 비지회 투쟁에 연대하였다. 그러나 2007년 당시 기아지부는 기아 비정규직 투쟁을 안으로부터 파괴하고 있었다. 당시 민주노총의 산별 전환 결정에 의해 금속노조는 2007년 초 1사 1노조라는 조직방향을 결정하였다. 그러나 금속의 이러한 1사 1노조 결정에 대해 현장의 현대차와 기아차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었다. 현대차가 1사 1노조를 거부했다면, 기아차는 1사 노조를 밀어붙였다. 이것은 정반대의 현상이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이러한 정반대의 차이는 각 지부 정규직노조의 이해를 반영한 것에 불과했다. 즉, 현대차가 비정규직 투쟁을 회피하려 하였다면, 기아차는 비정규직투쟁이 거세게 일어남에 따라 이를 통제하고 제동을 걸어야 했던 것이다. 따라서 기아지부는 1사 1노조를 이유로 투쟁중인 비정규직지회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직가입을 추진하였다. 이것은 곧 조직파괴 행위였다. 또한 비정규직지회를 비난하고 악선동했다. 이것은 점차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분위기를 억제하고 사측과 구사대의 자신감을 높이는 것으로 작용했다. 구사대의 폭력난동은 이러한 기아지부의 조직파괴와 악선동 분위기 속에서 자행된 것이었다. 당시의 상황을 다시 돌아보자.
"기아 비정규직지회는 2005년 어렵게 출범한 이후 2006년 투쟁을 통해 단체협상을 이끌어냈지만, 사측은 금년 들어 이를 무시하고 갖은 불법을 자행하고 탄압을 자행했다. 비정규직지회는 2월 2기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하청업체의 해고위협과 분사화 문제 등 현안 투쟁 그리고 노사합의를 깨는 등의 사측의 노조탄압에 맞서 투쟁했고, 지속적인 투쟁을 통해 5월에는 다시 2006년 노사협상의 내용을 성취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아지부는 비정규직투쟁에 협의하고 연대하기보다는 금속노조의 1사1노조만을 내세우며 직가입을 추진하였다.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을 기아노조에 직가입시키는 형식으로 조합원들을 빼갔으며, 심지어는 그동안 비정규직노조를 비난하고 구사대로 활동했던 비노조원들을 아무런 조치 없이 기아지부에 직가입시키는 등 민주노조의 원칙을 훼손하였다. 이것은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직지회의 뒤통수를 치는 행위였다. 금년 2월에 금속노조의 1사1노조 통합원칙은 통합시한을 2008년으로 하여 2년간의 충분한 기한이 있었으며, 특히 사무직(4월 통합 완료했음)과 비정규직 지회 자신들의 입장을 존중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비정규직지회가 직가입의 문제점을 금속노조에 제기하여, 금속노조가 기아지부의 직가입을 중단할 것을 결정한 이후에도 직가입은 멈추지 않았다. 투쟁중인 비정규직지회에 대한 연대는 커녕 비난과 온갖 비방이 난무하였다. 기아지부는 오로지 1사1노조로의 형식적 통합만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며, 이로 인해 비정규직에 대한 온갖 비난과 악선동이 나무하였다. 이것은 바로 사측에 공격의 빌미를 주었으며, 조합원들에게도 비정규직과 그 투쟁에 대한 이해보다는 거부감과 증오를 심어주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8월 31일 당일 구사대를 비롯한 많은 조합원들이 자신 있게 비정규직조합원들과 연대집회동지들을 집단 구타하고 공격하도록 만든 핵심요인이었다. 이러한 태도들은 8월 31일 연대집회에 참가한 집행간부들의 태도에서도 드러났다. 당일 연대집회에 참가한 금속조끼 일부 집행간부들은 구사대와 조합원의 정서를 이유로 여전히 비정규직의 투쟁을 비난하였고, 구사대의 흥분을 들어 무리하게 집회를 제재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또한 구사대 수백명이 들이 몰려나올 때는 오히려 구사대와 같은 태도로 돌변하며 이중적인 모습을 철저하게 드러냈다. 미확인된 자료에 따르면 기아화성 집행부 부장 등이 8월 23일 이후 거점 파업 중이던 비정규직지회 여성 조합원들에게 온갖 성희롱과 성적이고 인간적인 비하 발언을 하는 등 일부 집행간부들의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태도는 거부를 넘어 완전히 반노동자적 태도로 일관하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기아차 사태의 의미와 교훈], 노해전, 2007년 9월)
결국 2007년 8월 31일 수백명(기억에 의해 부정확하지만 최소한 오백명 이상, 공장 내부까지도 고려하면 1천여 명 이상까지 추정가능) 구사대의 파쇼적 폭력난동으로 자행된 파업파괴(여기에는 정규직 조합원과 심지어 기아지부 간부들까지 가세했음)로 인해 기아 비정규직지회는 와해의 위기 속에서 비정규직지회의 기아지부에의 통합에 합의했다.
통합 이후 조합원 자격이 배제된 2,3차 하청
8.31 구사대의 파업파괴 이후 1사 1노조로 통합한 기아지부의 상황은 어땠을까? 그것은 비정규직지회의 투쟁력과 조직력과 투쟁을 엄호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과거 구사대 활동가들이 비정규직 대의원으로 버젓히 활동하는 등 민주노조의 원칙은 무참히 짓밟혔다. 그리고 2005~2007년까지 3년간 지속된 기아 비정규직 투쟁의 이유로 4인이 해고되었다. 그 중 이상욱 동지는 정규직 활동가였고, 김수억 동지와 윤형주 동지는 1차 하청, 그리고 이동우 동지는 2,3차 하청이었다. 그리고 김수억, 이동우 동지는 구속되었다. 지난 4월 기아지부의 임시대대의 조합원 인정 문제는 바로 5년전의 기아 비정규직지회 치열한 투쟁의 배경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이동우 동지는 2,3차 하청이란 이유로 조합원 자격이 거부되었던 것이다.
이동우 동지는 2008년 11월 구속되었다가 2009. 6월에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다시 그 해 8월 쌍용차 투쟁이 마무리될 즈음 법정 구속되었다. 그리고 2011년 5월 만기 출소했다.(2년 6개월, 김수억 동지는 9월에 출소) 이후 이들은 작년인 2011년 11월 해복투를 꾸려 지부 선거(22대, 현재 집행부 선출됨)에 대응했다. 해복투는 해고자 4인, 이들의 복직에 동의하는 현장조직, 개별활동가 등으로 이루어졌고, 이동우 조합원 인정과 해고자 전원 복직을 투쟁목표로 했다. 이들은 서명, 중식 선전전, 신규분회 선거공약에 4인의 복직 요구를 내걸게 하는 등 해고자 복직투쟁을 전개했다. 또한 해고자들을 위한 후원회가 만들어졌다. 여기서는 뺏지사업을 하기도 했다. 결국 작년 12월 지부 선거에서 22대 집행부(현 집행부)가 선출되었다. 그러나 집행부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로 해고자 4인중 3인만 인정하고 이동우는 인정하지 않으려 하였다.
이동우 동지 조합원 배제의 실상
기아지부가 말하는 이동우 동지가 2,3차 하청이기 때문에 등등의 이유로 조합원이 아니라는 주장은 매우 기만적이다. 통합 이전에 이동우 동지는 당연히 비정규직 조합원이었고 그 핵심 활동가였다. 그러나 기아지부로의 통합과정은 금속노조가 제시한 '비정규직의 의사를 충분히 듣고 추진'하라는 결정을 무시하고 투쟁 중인 비정규직의 뒷통수를 치는 직가입 밀어붙이기 방식으로 추진되었다. 이에 대해 금속에 항의하자 당시 금속은 직가입을 중지할 것을 기아지부에 요구했고, 그러나 이는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금속은 당시 이에 대해 어떠한 제지도 가하지 못했다. 이것은 무원칙한 일방적 통합이었다. 그리고 조합원 자격 2,3차 배제 결정 역시 금속의 통합 원칙을 무시하고, 즉 비정규직 노조의 의사를 완전히 배제시키고, 당시 기아지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결정에 불과했다. 또 하나 보자면 이동우 동지가 통합당시 해고자란 이유도 말이 안된다. 해고는 가장 치열하게 투쟁한 지도부의 한 사람을 배제시킴으로써 노동조합을 깨려는 사측의 탄압방식이었다. 사실이 그러함에도 기아 지부는 이 모든 것을 회피하고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이동우 동지의 조합원 자격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부가 이동우 동지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부는 그가 2, 3차 조합원이기 때문에 조합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 이유일 뿐이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이동우 동지는 당시 무원칙한 묻지마 통합을 반대했던 동지였다. 기아지부의 (무조건)통합 결단요구가 거세지면서 이동우 동지는 "계급적 조직통합, 계급적 1사 1조직" 조합원 총회를 주도하였다. 이 총회에서 조합원들은 계급적 통합을 압도적으로 가결했다. 그러나 기아지부는 그러한 원칙적 조직통합 요구를 거부하고 그가 마치 조건을 내세워 지위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비방했다. 그가 2007년 초 부지회장을 그만둔 것은 바로 이 계급적 통합원칙 결의 총회를 무시하고 통합여부를 묻는 또다른 총회를 할 것인지에 대한 반대 때문이었다. 이동우 동지는 계급적 통합이라는 총회 결의를 지킬 것을 주장했다. 만약 그렇지 않고 통합을 묻는 총회가 치러진다면 이는 무원칙한 통합에 동의해주는 것과 다름 없었다. 이러한 연유로 화성공장 내에서는 이동우는 바로 1사1노조를 극히 거부하고 2007년 8.31 구사대 폭력난동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조합주의 관료들이 자신들의 배신적 책임을 이동우에게 떠넘기어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와 왜곡에 불과하다. 이동우 동지는 당시 계급원칙을 주장한 것이지 특정 조직형식을 주장하거나 반대한 것이 아니었다. 간단히 말하면, 만약 당시 기아지부가 계급적 원칙하의 통합을 추진했다면, 이동우 동지는 분명히 그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2,3차인 이동우 동지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면 바로 2,3차 하청의 문제를 기아지부가 받아 안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2,3차 하청을 기아지부로 받으면 기아지부는 힘들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실리주의적 조합주의와 관료주의의 입장일 뿐이다.
실리적 조합주의 관료들과 사내하청 비정규직
이러한 실리적 조합주의와 관료주의는 현재까지 좌우를 막론하고 기아지부를 지배하고 있다. 사실 지난 2007년 8.31 구사태 폭력 난동 사태를 조장했던 19대 집행부와 그후의 20대 집행부는 우파(기노회)였다. 그런데 21대 집행부는 소위 좌파인 금속노동자의 힘 계열의 집행부였다. 그리고 당시 통합된 비정규직분회 집행부도 좌파였다. 그럼에도 21대 집행부는 이들 해고자들의 조합원 인정을 해결하지 못했다. 이동우 등이 구속되었던 당시에 사측과의 고소고발 취하, 해고자 문제 해결을 위한 현장대책위가 꾸려졌었다. 여기서 이들은 이동우 동지의 조합원 인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20대는 물론이고 좌파인 21대에도 이 문제는 거부되었다. 이들은 금속법률원의 질의를 통한 답변을 핑게로 이동우 동지의 조합원 인정에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사측과 반동적 노동자들의 눈치를 본 것이다. 따라서 현재 조합주의와 관료주의 문제에서 좌우파를 구분하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현재 기아 집행부는 1차 하청 정직과 식당노조까지만 기아노조 자격을 인정하고 1차 하청 계약직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집행부는 사측이 정년퇴직자가 있거나 병가자로 인해 생긴 빈 자리에 계약직을 쓰면서 이들에 대한 3개월 이내 정식채용 약속을 어기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한다. 그러나 이것은 상시적인 이의제기가 아니라 임단협 시기만 그런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약간의 노동자적인 것처럼 보이는 태도는 결코 진정한 노동자의식의 발로라고 보기 어렵다. 좀더 구체적인 예로 보자면, 이들 1차 계약직이 노조 가입을 원할 경우 이는 거부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1차 하청 계약직에 대한 임단협 시기의 정직화 요구는 노조로서의 하나의 형식적인 것 또는 좀더 인정한다면 단지 사회적으로 변화된 의식을 따라가는 것에 불과하다. 노동조합이 투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수준까지만 나가는 것이다. 여전히 2,3차 하청과 경비에 대해서는 기아지부 조합원에서 배제되고 있다. 2,3차 하청의 숫자는 현재 파악하지 못했다. 경비는 1~200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비는 파업시에 구사대로 동원되지만 그들도 노동자인 것이다. 이들은 기아비정규직 투쟁 당시 노조에 찾아온 적도 있었다. 결국 기아 집행부의 이번 이동우 동지의 조합원 자격 배제는 공장 내의 다른 하층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현재의 정규직의 이익을 배타적으로 지키겠다는 반노동자적, 분열주의적, 실리적 조합주의의 산물이다. 이러한 실리주의와 조합주의는 결국 자본의 회사 경쟁주의, 애사주의 애국주의로 이용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합주의 집행부에 장악된 노동조합은 노동계급이 이해를 대변하지 않고 자본의 충직한 도구로 이용될 것이다. 그것은 실리주의적 조합주의 관료들이 2007년 8월 31일의 구사대 폭력을 초래하고 기아 비정규직 투쟁을 파괴했던 것처럼, 결정적인 순간에는 항상 노동자들을 배신하고 사측을 옹호할 것이다. 이들 실리적 조합주의의 배신적 관료들은 노동조합에서 격리되어야 할 대상들이다.
2007년 8.31 통합 이후 비정규직 조합원의 숫자는 늘어났다. 화성공장의 경우 당시 1,350 명에서 현재는 1,900 명 정도이다. 그리고 소하리, 화성, 광주를 합하면 조합원 숫자는 2,400 명 정도이다. 물론 이러한 숫자의 확대는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비정규직 투쟁 시와 비교해보면 조합원들의 수동성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측을 지지하는 구성원 숫자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 분회장 선거나 대의원 선거를 기준으로 보면 그 비울은 대략 30%에 달하고 있다. 물론 비정규직의 독자적 투쟁을 지지하는 비율도 대략 20~30%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 영향력으로 보면 사측은 30~40% 이고 (통합적) 민주파는 60% 정도로 추정된다.통합 이후 비정규직이 몇 번의 잔업거부 투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통합 이후 비정규직 내부에 실용주의, 정규직에 대한 의존과 대리주의가 확산되고 있어 자체적 투쟁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정규직의 관심은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임금인상이나 복지 등 차별 철폐에 치중되는 반면에 계급적 의지는 꺽이고 있다. 이것이 몰계급적 1사 1노조 통합 이후 투쟁력을 상실해가는 비정규직의 모습이다.
계급적 통합을 위한 1사 1노조
1사 1노조 문제를 돌아보자. 1사 1노조는 하나의 조직형식이다. 그것은 노동자들이 단결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그러나 앞에서 지적했듯이 그것은 자본의 공세에 대응하는 방안으로서 선택된 형식의 하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1사 1노조는 노동자들의 계급적 단결을 이루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이점을 인정한다면 2007년 8.31 통합 이후 지난 6월 이동우 조합원 배제까지 기아지부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계급적 1사 1노조가 아니라 비정규직 운동의 압살이다. 그것은 바로 무조건적인 형식적 1사 1노조 추진의 결과인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아지부의 1사 1노조는 정규직이 비정규직 운동을 통제하고 깨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2007년 8.31 당시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이번 기아차 사태의 문제의 중심에 1사1노조의 조직통합과 비정규직의 조직과 투쟁 간에 어떤 관계가 있어야 하는가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금년 2월 금속노조는 1사1노조라는 산별노조의 조직방향을 결정하였다. 최근 몇 년간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곳곳에서 투쟁으로 일어섰지만 각개격파 당했다. 그 어떤 대중 조직도 이들과 연대하고 책임있게 엄호해주지 못했다. 심지어는 하청노동자들의 투쟁마저도 정규직들의 무관심 속에 고립된 투쟁을 해야 했다. 따라서 분산과 고립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는 노동자운동내의 고민거리였고 이에 대한 답으로써 민주노총은 산별노조를 택한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운동내부에서 이견이 있기도 했다. 또 노동자들의 투쟁들이 단지 조직이 다르기 때문에 연대하고 엄호하는 것이 어렵다는 논리도 정확한 말은 아니다. 그러나 어쨋든 이런 속에서 노조의 조직력과 투쟁력을 높이려면 산별로 가야한다는 명제는 대세가 되었고 결국 민주노총은 산별로 전환했다. 그러나 문제는 조직통합이 무엇을 위한, 어디를 향한 조직통합이냐가 문제였다. 당연히 그것은 억압받고 탄압받는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통합이어야 했다. 그것이 바로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에 맞는 것이었다." ([기아차 사태의 의미와 교훈], 노해전, 2007년 9월)
그렇다면 진정한 1사 1노조는 어떤 것이야 하는가? 그것은 가장 먼저 비정규직 자체의 조직과 의사결정의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에서 비정규직 분회는 충분한 자체 논의와 민주적 과정이 보장되어야 하고,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요구를 정리하고 그것을 비정규직의 요구로 기아지부에 제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자체 파업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조직통합으로 숫적으로 열세인 비정규직의 자체 요구가 만약 정규직의 거부로 무산되더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체 파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결국 비정규직 투쟁은 정규직노조의 상태에 종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조합원에 2,3차 하청, 식당, 청소, 경비 등 전체 노동자들을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주장의 진정성을 열악한 조건의 노동자들에게 보이는 것이고, 따라서 그것은 조직을 확대하고 노동계급의 힘을 배가하는 길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못하는 1사 1노조의 형식적 통합은 길을 잘못 찾은 것이며, 오히려 1사 1노조의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합주의 관료들의 비정규직 통제를 위한 1사 1노조에 맞서 모든 비정규직 종류의 노동자들의 참여가 보장되고, 조직과 의사결정의 독립성이 보장되고, 자체 파업권이 인정되는 계급적 1사 1노조를 위한 투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아래로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요구된다. 또 계급적 단결을 지지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실리주의와 조합적 관료주의에 대항한 투쟁이 요구된다. 만약 이 성취가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것이 최종적으로 롹인된 때에는, 불가피하게 진정한 계급적 단결을 위해서라도 비정규직의 조직독립조차 두려워하거나 주저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현재 가장 노동문제의 중심에 있는 비정규직 운동의 전망을 언제까지 조합주의 관료들의 손아귀에서 질식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노동자 단결, 진정한 노동조합의 단결은 결코 계급적 원칙을 파기하는 형식적 단결과는 공존할 수 없다. 다만 어떤 형식을 택할 것인지는 비정규직 스스로가 상황과 조건 그리고 전체 노동운동의 흐름을 충분히 고려하여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투쟁의 승리를 통해서만 진정한 계급적 노동운동의 미래 역시 열리게 될 것이다. 기아지부의 이동우 동지 조합원 배제 문제는 실리적 조합주의 관료들이 가하는 비정규직 운동 압살의 족쇄를 하루빨리 분쇄하고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진정한 1사 1노조를 위해 투쟁하자! 진정한 계급적 단결을 위해 투쟁하자!
2012년 6월 16일
노동자민중해방동맹준비위원회 창립모임 [해방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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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지부 이동우 조합원 배제가 던진 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