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연의 '세상에 보내는 편지'
40여년 전, 우리나라에 차도 몇 대 없던 시절,
대재벌 외동딸로 기사가 운전하는 '큰 차'를 타고 통학하던 아가씨가
가난한 농민의 아들과 만나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에 '골인'합니다.
바위처럼 큰 산만 같았던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아가씨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큰 산의 자리에는 전쟁고아를 모아 야학을 운영하며
'또다른 세상을 보여준' 그 사람이 우뚝하니 들어섰습니다.
인형같이 어여쁘고 화초보다 곱게 컸던 그 아가씨,
지금은 마을버스를 타고 가락시장에 가서 '대선후보부인', '국회의원부인'인지 알 까닭이 없는
시장 아주머니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장을 보고,
시간이 나면 동네 목욕탕에서 아주머니들과 신나게 '조우'를 합니다.
급기야 수더분한 그녀는 여론조사에서 '김치를 제일 잘 담글 것 같은 후보부인'에서
무려 75%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합니다.
언론이 늘 짖궃게 묻는 질문, '노동운동가랑 결혼하고 나서,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얼마나 힘드셨어요?"
그녀는 특유의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답합니다.
"부유하게도 살아봤고 없는 살림도 살아보지만, 행복의 척도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대선후보부인'이기 이전에 '당원 강지연'이라는 말을 더욱 사랑하는 그녀는
진솔한 사람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할 때 가장 행복해 보입니다.
하지만 '영부인에게 "무한권력"을 준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라는 질문에,
한 순간도 망설임도 없이, '영부인에게 무한권력을 주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라고 단호하게 답하는 그녀입니다.
살면서 미쳐본 한 가지가 있다면, 이라는 질문에 '남편과의 연애'라고 답하는,
여전히 로맨틱한 '여자'이기도 합니다.
시어머니와 친어머니를 함께 모시고 보낸 11년의 세월,
그 사람사는 '정'은 늘상 보고싶은, 그녀처럼 씩씩한 며느리와 전화통화하며 '자경아~!'하고 부를 때 한겹 한겹 묻어납니다.
그녀에게는 꾸밈없이 털털한 '진짜 사람'의 냄새가 나고
당원으로서 바닥부터 당을 일구어낸 거친 손을 가진 일꾼의 깊이가 있으며,
우리 사회가 좀더 많은 이들을 돌보고 '나라다운 나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진심으로 믿습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삶의 한순간 한순간을 감사합니다.
|
|
|
3755
188
157
김수경
강지연의 세상에 보내는 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