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 쇼
중국 지방정부 '황당한 지시' 남발
[ 2007-04-19 오후 5:23:19 ]
얼마전 중국 푸젠(福建)성의 한 현 정부에서 "중학교 졸업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운전면허증이나 결혼증명서를 발급해주지 않는다"는 지침을 내려 논란이 일었다.
성 관계자는 중학교를 중퇴하는 일을 막기 위해 이같은 지침을 내렸다고 했지만 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들은 성 정부의 증명이 필요한 운전면허나 결혼을 위해 돈을 주고 졸업장을 사는 웃지못할 상황이 나타났다.
여론의 질책이 쏟아진 뒤 중앙정부에서 문제의 지침을 취소하도록 지시한 뒤 이 지침은 취소됐다.
허난(河南)성 신양(沁陽)시에서는 투자를 유치한다는 명목으로 '5천만위안(약60억원)이상을 투자할 경우 경우 교통위반을 해도 벌금을 부과하지 않고 유흥업소에 출입해도 조사를 받지 않는다'는 해괴한 지시를 내려 국무원 법제반으로부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허베이(河北)성의 동광현에서는 현내 가장 우수한 초등학교에 "신입생을 모집할 때 당정 기관이나 공공단위의 간부의 자녀임이 확인된 학생에 대해서만 입학을 허가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황당한 지시는 이 뿐이 아니다.
후베이(湖北)성 한촨시 정부는 지난해 '모든 시 공무원들이 술 접대를 할 때는 반드시 샤오후투셴(小糊塗仙)계열의 술만 대접하도록' 특별지시를 내리고 2만여위안의 판매목표량을 달성할 경우에는 10%의 장려금을 지급한다는 지시를 내렸다.
심지어 한 지방정부에서는 공무원들에게 일제히 휴대폰에 특정 컬러링만 쓰도록 지시하기도 했고 일부 지방정부는 교사채용 지침을 내리면서 채용하는 교사의 학력에 따라 최소 2만위안에서 7만위안의 '자발적'인 교사훈련비를 징수하도록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이처럼 각급 정부가 내리는 지침은 모두 빨간 글씨를 제목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빨간제목의 문건이라는 의미에서 '홍두문건(紅頭文件)'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들 홍두문건들의 지시사항이 황당하고 불법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하더라도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돼 있다는데 있다.
현행 중국법에는 벌금이나 구류 등의 행정처분에 대해서만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홍두문건 형식의 지침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중앙정부인 국무원이 감찰을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취소할 수 있다.
결국 중앙정부의 감독이 이뤄지기 전에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지시를 이행해야 불이익을 면할 수 있다.
최근 이같은 홍두문건이 남발되고 지방정부 간부들의 잇속을 챙기는 일에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중국 국무원이 홍두문건에 대한 일제 조사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인민일보는 국무원이 지난해 전국의 각 정부단위에서 발표한 8천4백건의 홍두문건을 심사한 결과 515건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무원의 감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지방정부의 말단 조직에서는 여전히 홍두문건이라는 형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지시들이 남발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베이징=CBS 김주명 특파원 jmkim@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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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위병
중국을 알자..황당한지시 ..2006우리도 그랬지..지금도 그렇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