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식을 좋은 직장에 꽂아 넣는 국회의원들의 ‘수퍼갑질’로 국민의 속이 부글 부글 끓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 노조가 ‘고용세습’을 노사 단체협약에 포함시켜 시행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청년실업으로 온 나라가 걱정인데 남의 밥그릇을 빼앗는 부도덕의 극치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어 하는 100대 기업 중 단체협약에 따라 소위 ‘고용세습’ 조항이 포함된 기업이 11곳에 이른다고 폭로했다. 고용세습은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에 조합원 자녀나 현 조합원 자녀, 정년퇴직자 자녀라는 이유로 우선채용을 보장해주는 행위다. 기회균등이라는 사회통념과 상식을 뒤집는 몰염치다.
하 의원은 “한국지엠(GM), 효성중공업 창원공장, 등이 고용세습 개선 의지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지엠은 정년퇴직자와 현조합원은 물론 개인 신병으로 퇴직한 직계가족까지 우선채용하는 규정을 둔 것으로 드러났다. 한 번 입사하면 직장을 대물림하는 ‘신의 직장’이다.
고용세습의 근거는 ‘우선채용’ 조항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우선채용’은 업무상 순직한 사람, 다치거나 병든 직원, 구조조정 퇴직자를 배려하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노조가 고용주를 압박해 자기들 자식에게 직장을 대물림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더구나 고용세습은 노조간부의 자식을 객관적 검증을 거치지 않고 채용할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일종의 비위(非違)다. 하 의원이 고용노동부의 ‘2014년 단체협약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단체협약을 체결한 조사 대상의 30%인 221곳이 고용세습으로 비판받는 ‘가족우선·특별채용’ 조항을 포함했다. 221곳의 기업에서는 일자리를 구하는 젊은이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노조원 자식들 때문에 입사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가족우선·특별채용’ 은 노조원 가족이 응시할 경우 ‘가산점’을 부여하기 때문에 일반 응시자들은 애초부터 불이익을 안고 경쟁하는 셈이다.
고용세습제를 실시하는 기업의 상급단체별 현황을 보면 한국노총 107개, 민주노총 48개이다.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임금피크제’도 반대하면서 뒤로는 직장대물림으로 또 한번 청년백수들을 절망시키는 게 아닌가 반문하고 싶다. 하태경 의원은 노사의 단체협약 체결시 고용세습 조항이 포함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는 내용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안(고용세습 기업 명단 공개법)을 지난 24일 발의했다. 전근대적이고 야만적인 ‘고용세습’은 무조건 철폐돼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동학 혁신위원은 최근 “(전체 노동자 중) 10%의 ‘조직노동(노조)’은 우리 사회의 상위 10%가 됐고, (나머지) 90% 노동자 또는 노동시장에 진입조차 못한 자들은 거대한 사각지대가 됐다”고 기득권 노조의 비타협 노선을 비판했다. 그 비판에는 ‘고용세습’으로 청년들을 절망케하는 노조가 포함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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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음서제 한국지엠 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