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구미 KEC 공장을 점거한 조합원에 대해 진압 계획을 완료하고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경찰청 경비과 관계자는 26일 진압 여부에 대해 "불법 조치를 두고 볼 수 없다. 진압 작전은 이미 준비가 다 돼 있고, 시점이 어느 정도 될지는 지휘부 판단에 따른 결정이 떨어지면 실행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공장 외부에 배치된 12개 중대를 진압 작전 인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빠른 진압 작전을 위해 대구지방청 소속 특공대원을 투입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이미 경북청장이 세번에 걸쳐 KEC 공장 외부 상황을 둘러봤고, 물대포차를 배치해놓는 등 현장에서는 진압이 임박한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안전요원을 충분히 확보해 진압 작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지만, KEC 공장 안에는 각종 화학약품이 즐비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공장 안에는 설비가 멈추지 않아 각종 약품과 가스가 널려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점거 중인 조합원에 따르면 20리터 기준으로 염산, 황산, 질산 등 화학약품이 담긴 병들이 500여개가 있고, 특히 대형 화재 사고로 이어지거나 밀페된 공간에서 질식할 수 있는 시란과 포스핀 등 가스가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란이라는 가스는 벨브가 열리고 공기와 접촉했을 때 바로 불꽃이 붙을 수 있어 화재 위험이 크고, 포스핀이라는 가스는 무색 무취을 가진 독성을 가진 가스로 사람의 호흡계에 노출될 경우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여 강제 진압 과정에서 포스핀 가스 한통 정도만 터져도 공장 안 전체 인원이 몰살할 수 있는 독성을 가지고 있고, 인화성 가스가 폭발했을 때 공장 전체에 불이 붙을 수 있다.
경찰 강제 진압이 임박하면서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노사 양측은 대화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조 측은 회사 측의 타임오프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음에도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노조 무력화라고 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노조가 징계 및 손배소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임금 단체협상과는 별개 문제로 수용할 수 없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공장 점거 농성 중인 금속노조 구미지부 김준일 지부장은 "아직까지도 사측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며 "불법 점거를 운운하면서 공문을 보내고 점거 조합원의 가족들을 통해서 위험하다고 나오라고 하는 등 대오를 흔들려고 하지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경찰의 진압이 임박했다는 것도 점거 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대오를 흔들려는 언론 플레이로 보고 있다. 지난 21일 공장 안으로 들어간 조합원은 200여명으로 점거 엿새째인 26일까지 22명은 부상과 육아 등의 문제 때문에 공장 밖으로 나왔다.
김 지부장은 "200명 가까이 되는 사람이 있는 현장에 공권력이 투입됐을 때 용산 참사와 같은 대규모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강제 진압을 했을 때 그 이후 사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부장은 "조합원에게 공장은 소중한 일터다. 공장을 훼손하려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 아니다. 하지만 다분히 절박한 사정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공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27일 KEC 공장 앞에서 금속노조 결의대회와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대응방침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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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KEC 공장 진압작전 준비 완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