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동자들과 가족, 연대 대오는 수없이 빙빙 돌며 10개의 줄을 엮고 꼬아 단단하게 솟대를 감쌌다. 이들은 얽히고 설켜 단단해진 줄을 다시 풀었다. 꼬는 건 쉬어도 푸는 건 어려워 서로 부딪히면 상의해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길쌈놀이의 백미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신명나게 무대에서 장단을 맞추는 사물놀이 패는 “엮는 건 이명박 정부가 해도 푸는 건 못한다. 노동자가 해야 한다. 투쟁으로 풀어내야 한다.”며 길쌈놀이의 의미를 설명했다.
길쌈놀이가 한 창일 때 무대 맞은편에서는 ‘함께 살자’ 구호가 적힌 상징물에 불이 활활 타올랐다. 노조 간부들은 4개의 나무 관를 끌고 문화제 대오를 지나 상징물에 불을 붙였다. 관이 지나가자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통지서를 구기고 찢어서 나무 관 속에 집어 던졌다.
6일 저녁 7시30분부터 평택공장에서 장장 3시간에 걸쳐 열린 ‘공장은 우리의 것! 쌍용차 총파업을 승리의 역사로! 총파업 투쟁 승리 문화제’는 참가자들의 ‘정리해고 철회’ 외침 속에 참가자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녹아나는 문화제였다.
쌍용차 투쟁을 지지하는 연대대오는 계속 늘고 있는 분위기로 당일 1천여명이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정리해고 통보서를 나무 관에 찢어 던지는 노동자들
백기완 선생님, “쌍용차 노동자들은 자부심을 가져라”
민주노총 임성규 의원장, “더 이상 민주노총은 정부와 교섭하지 않겠다”
멀리 울산에서 올라온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발언은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 지도위원은 한진중공업의 투쟁부터 129일 크레인에서 홀로 고공농성을 벌이다 목을 맨 김주익 열사의 투쟁을 구구절절이 말하며 “단결하지 않으면 그 책임은 자본이 지는 게 아니라 노동자가 지었던 역사다. 죽을 각오로 싸우면 이겨왔다. 나만 살자고 하면 다 죽었다. 전국방방곡곡에 쌍용자동차 투쟁의 승전보가 울려 퍼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민중 운동의 횃불 같은 존재인 백기완 선생님은 “‘해고는 살인이다’는 구호를 누가 만들었냐”고 물으며 “신자유주의 파탄의 원인을 한 마디로 가르쳐주는 구호다. 노벨 경제학상 백번을 받아도 이렇게 멋진 구호는 못 만들어낸다. 신자유주의 타파하는 행동의 주체로 이 구호를 들고 나온 쌍용차 노동자들은 자부심을 가져라”고 외쳤다. 30여 분간 열변을 토했던 백 선생님은 발언을 마치고 무대에 주저앉아 문화제 참가자들이 잠시 놀라기도 했다.
문화제 중간 가족대책위 이자영 씨가 편지를 낭송하고, 아이들이 한 목소리로 “물가에 심은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게” 투쟁하자는 노래를 불르자 참가자들에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은 ‘정리해고’란 말이 없어져야 한다며 “노동자의 안을 가지고 설득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한다. 11일 산업은행 만나기로 했다. 경찰 투입되면 이명박 정부가 끝장나는 날이다”고 전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며 “쌍용차 정리해고 취소하는 것, 용산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구천 떠도는 영혼 달래고 사과, 배상하는 것, 박종태 열사의 뜻 이어받아 특고문제 해결하는 것이 구체적인 사과”라고 말했다.
경기진보연대 안동섭 대표는 “이 투쟁 양심을 걸고 승리할 수 있도록 노조와 함께 하는 투쟁하겠다”고 의지를 밝혔고, ‘자본의 위기 전가에 맞서 싸우는 공동투쟁본부’ 양규헌 공동대표는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다. 책임 져야 할 사람인 정부와 자본이 경제위기를 책임지고 노동자, 민중에게 덮어씌우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며 노동자들을 격려했다.
마지막 발언을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더 이상 정부와 민주노총은 교섭하지 않겠다. 화물연대, 박종태 열사, 용산참사, 쌍용차 등 책임자 나서서 사과하고 만족할 수 있는 것을 주 지 않는다면 이 정권은 투쟁으로 퇴진시킬 수밖에 없다. 자신감을 갖자. 앞장서겠다.”고 발언. 민주노총이 투쟁을 본격화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