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월사이 희망퇴직자, 가족 자살 10명 포함 17명 목숨잃어
복직투쟁 노동자들 '너나없이 누구나 죽을 수 있다' 생각 팽배
마힌드라사 상하이차처럼 기술만 빼내가는 것 아니냐 우려도
 2009년 8월 6일 이후 27개월 사이에 희망퇴직자나 그 가족 등 1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1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7명은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지난 11월 8일에는 쌍용자동차 희망퇴직자 차모씨의 아내 오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빠의 핸드폰 고장으로 아빠와 통화도 안 되고, 숨진 엄마를 이틀이나 지켜보고 있었던 아이들을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가슴 아픈 일입니까?”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남섭 사무국장은 무거운 얼굴로 탄식했다.
희망퇴직자인 차모씨는 퇴직 후 평택을 떠나 원주로 이사했다. 생활고에 시달렸던 차씨는 가족을 원주에 둔 채 충남 천안에서 같은 희망퇴직자 몇 명과 같이 일용직 일을 했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 원주 집에는 한 달에 한두 번 밖에 갈 수 없었다.
차씨는 쌍용차 평택공장 도장 1팀 타이어샵에서 근무하다 정리해고 대상자로 분류된 뒤 2009년 77일의 옥쇄파업에 끝까지 동참 한 뒤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죽음은 남의 일로만 생각해 왔다. 그러나 요즘은 노동자들의 죽음이 잇따르다 보니 너나없이 누구나 죽을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는다”며 퇴직자와 가족들의 죽음을 애통해 했다.
쌍용차 노사는 2009년 8월6일 구조조정을 둘러싼 77일간의 파업 끝에 복직을 포함한 대타협을 이끌어냈지만 2년 넘도록 복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8.6 노사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투쟁을 하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에 따르면 해직자는 200여명이고 무급휴직자는 400명이나 된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쌍용차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노동자들이 생사의 문턱을 넘나들 정도로 고통을 받는 것은 자동차 회사를 살리는 데 전력을 기울일 의지가 있는 업체가 아니라 기술력이 떨어지면서 선진 자동차 기술만을 빼내가려고 의심되는 업체가 쌍용차를 인수한 것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성토했다.
쌍용차지부 관계자는 “한 달 전 공장 내부에서 노동자 2명이 자살했다. 이 때문에 공장 직원들의 표정은 어둡다 못해 침울하다. 3팀의 경우 인원은 줄고 생산량은 늘렸으니 직원들이 얼마나 더 빡세게 일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라”며 “회사가 8.6 노사합의만 이행한다면 회사 안팎에서 더 이상의 희생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마힌드라사도 상하이차처럼 기술만 빼내 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사기도 바닥이라고 쌍용차지부 관계자는 지적했다. 기술만 가져가고 경영진들은 떠나면 그만이지만 남아서 일을 해야만 하는 노동자들은 계속 고통을 겪어야 한다. 상하이차의 경우처럼 결국 노동자만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을 것이라고 했다.
“쌍용차에서 소형승용차를 개발한다고 하는데 국내서는 앞서가는 타사의 틈새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하는 것은 인도로 가져갈 차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쌍용지부 관계자는 “상하이 차는 소형 승용 부문의 기술과 카이런의 부분 개발 기술을 가져갔고 2008년 10월 말 C200 기술까지 넘겨줬다”며 “상하이차는 그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를 유럽으로 수출할 것”이라며 “상하이차 시절의 경영진 중 전 사장이었던 최모씨와 임모씨와 연구소에 근무했던 김모씨 등이 현재 중국 현지 상하이차에 근무하고 있는데 인도의 마힌드라의 경우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고 자금지원을 해 국내 자동차업체나 혹은 GM대우처럼 외국의 기술력이 있는 업체가 쌍용차를 인수해야 한다”며 “쌍용차보다 기술력이 없는 업체를 선정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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