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8주간 쌍용차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심리치료를 진행한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 그리고 가수 박혜경과 레몬트리 공작단이 토요일인 4일 평택에 다시 모였다.

이번에는 KBS 아나운서들과 함께 쌍용차 노동자들을 찾았다.

KBS 박영주, 전인석 아나운서 등 3명의 아나운서가 방송 작가 등 지인들과 함께 '도전 골든벨'을 준비해 평택을 찾았다. 문제는 방송작가가 직접 출제했고, 이들은 '도전 쌍용벨'외에도 마술쇼와 쌍용차 아이들의 현재 심리를 담은 인터뷰 영상 등을 준비했다.

"아이유의 본명은 유지인이다. 맞으면 O 틀리면 X" , "가수 박혜경은 강변가요제 출신이다. 맞으면 O 틀리면 X"

4일 오전 경기도 평택 시청 대회의실에 모인 쌍용차 노동자 가족들은 '도전 쌍용벨' 퀴즈를 풀어가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날 1등을 한 가족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주어졌다.

평택을 찾은 박영주 아나운서는 "방송국 책 읽은 모임에서 쌍용차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PD수첩을 보고 '우리가 뭔가 도울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생각하다 힘을 드리고 싶다는 뜻을 정혜신 박사께 전했고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그램에서는 쌍용차 노동자와 아내 그리고 아이 등 3인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의 심리상태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아이들은 표현은 부족했지만 이미 부모의 상태를 다 파악하고 있었고 그런 이유로 부모를 생각하는 모습이 남달랐다.

영상을 본 뒤 정혜신 박사(정신과 전문의)는 쌍용차 노동자 아이들과 관련 "우리 마음이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고 밑바닥까지 들어갔다 온 걸 우리 어른들은 잘 알고 있지만 아이들은 그 표현을 아주 단순하게 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니까 우리도 조금 넘어가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박사는 "아이들이 너무 의젓하다고 하는 얘길 듣고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이 자기보다 더 어린 아이들을 업고 다니고 잘 보살펴 주는데, 아이들이 우리 부모들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고 표현하진 못하지만 너무 잘 알고 있는거다. 의젓하게 행동하려고 굉장히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도시락을 주면 꼭 아빠 몫을 챙겨오는 아이가 있다"면서 "아이들이 부모를 보살펴야 하고 챙겨줘야 하는 존재로 어렴풋이 그런 느낌을 갖고 있는거다. 그 나이 또래 아이들처럼 큰 생각없이 뛰어놀아야 하는 걸 자제하고 조절하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이날 정혜신 박사는 쌍용차 가족대책위 등과 회의를 통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 것을 토론하고 계획했다고 밝혔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 ⓒ민중의소리

그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아이들도 잘 키워내고 공부도 돌봐주고 아이들을 보살피고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이 아이들의 내면에 좀 더 깊이 들어가서 아이 스스로 덮고 있는 상처를 치유할 수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며 "거점을 중심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보살피고 치유하고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 삶의 중심을 잡아가는 그런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신 박사는 "얼마 전 회의를 통해 결정했고 기금도 모을 예정이다. 오늘 오신 분들은 주위에 많이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쌍용차 노동자 가족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한 전인석 아나운서는 "아이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얘기가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남의 일 같지 않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전 아나운서는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없지만 제가 가진 기술로 잠시나마 즐겁게 해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나 자신이 힘을 얻어가는 것 같고 오히려 저에게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KBS 아나운서들, 쌍용차 노동자들과 '도전 골든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