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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쌍용차 실직근로자들의 끝나지 않는 비극 [연합뉴스 5.11]	Wednesday, 11.05.11 ( 1875hit )

<연합시론> 쌍용차 실직근로자들의 끝나지 않는 비극

                                    (서울=연합뉴스) 쌍용차 퇴직근로자가 또 숨졌다. 이로써 2009년 대량해고를 저지하려는 장기파업을 전후로 2년 남짓한 기간에 죽음에 이른 쌍용차 퇴직·휴직근로자와 그 가족은 15명으로 불어났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2009년 5월 쌍용차를 떠난 강모(45)씨가 10일 오전 쌍용차 하도급업체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머리가 아프다며 휴게실에 들어갔는데 탁자 위에 누운 채 숨져 있었다는 것이다. 강씨는 쌍용차를 그만둔 지 1년만에 가까스로 쌍용차 하도급업체에 일자리를 구했었다고 한다. 지난 2월 26일에는 무급휴직 상태에 있던 임모(43세)씨가 생활고 속에서 돌연사했고, 이틀 후에는 30대 희망퇴직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임모씨는 아내가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한 충격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두 자녀와 함께 심리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사망 당시 그의 저금통장에는 달랑 4만원이 남아있었다. 회사를 살리려 어쩔 수 없이 쌍용차를 떠나야 했던 근로자와 그들의 가족 대다수가 겪고 있을 고통의 깊이를 헤아려봐야 한다.

    지난달 초 나온 `상용차 구조조정 노동자 3차 정신건강 보고서'는 이들이 생계난뿐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정리해고나 무급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난 근로자의 80%가 심리 상담이 필요한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세를 보이고, 자살률이 일반인의 3.74배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 사회의 냉대 속에 끝없는 우울과 불안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더는 내버려두면 안 될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나 정부 당국은 물론 우리 사회가 절대로 흘려듣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지난 2월 하순 쌍용차 실직자가 잇따라 사망하자 정치권이나 시민사회 등 여기저기서 상응한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던 것을 기억한다. 정부에서도 쌍용차 실직자와 그 가족의 취업을 돕고자 국비를 지원하겠다고 하는 등 뒤늦게 부산을 떨었다. 하지만, 과연 쌍용차 실직자들의 재기를 도울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 시행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말을 앞세우고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불신만 키울 뿐이다. 쌍용차 실직자와 그 가족들의 상처를 아물게 하기는커녕 덧나게 하는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

    정리해고로 말미암은 실직의 아픔이 비단 쌍용차 근로자에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구조조정으로 희망퇴직한 다른 회사 출신 50대 가장이 목숨을 끊은 적도 있다. 거듭된 재취업 시도가 무산된 것을 비관하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우리가 구축해온 사회안전망이 그다지 촘촘하지 않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쌍용차 실직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은 누구보다 쌍용차가 어루만져줘야 한다. 쌍용차는 이제 회생절차를 끝내고 정상화를 앞당기려 여념이 없다고 한다. 판매 증가 추세 속에 신차 개발에 나섰다는 소식도 들린다. 새 대주주로 등장한 마힌드라라는 인도 업체는 쌍용차의 과거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했다. 쌍용차의 선전과 분발을 기대한다. 아울러 쌍용차의 부활에는 실직·해직 근로자들의 애사심과 희생이 깔려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회사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무급휴직자와 희망퇴직자 등 실직자들을 다시 회사로 돌아올 수 있게 배려해야 한다. 그것이 기업이 떠안아야 할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쌍용차 실직자들의 가정에 다시 웃음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을 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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